9년 지나서 쓰는 스위스 신혼여행 후기

신혼여행을 스위스로 다녀왔어요. 9년 전 만해도 스위스만 여행가는 사람은 드물었어요. 유럽패키지 여행으로 프랑스, 이탈리아, 스위스 묶어서 가는 여행을 주로 하던 시절 스위스만 7일을 다녀왔던 신혼여행 후기 적어볼려고 합니다.



스위스루체른호수와 그주변 산



9년이나 지나서 스위스 여행 후기를 쓰는 이유


왜 9년이나 지나서 스위스 여행 후기를 쓰냐하면 기억이 남아 있을 때 기록 하려고요.

여행할 때만 해도 그때 느꼈던 생생한 기억이 평생갈 줄 알았어요. 절대 잊을수 없는 기억이다 생각했거든요.

자유여행으로 갔기 때문에 하나하나 처음부터 끝까지 모두 남편과 함께 준비했어요. 그래서 어쩌면 9년이 지난지금도 희미하게나마 기억이날 수도 있어요.

여행 끝난 직후 바로 여행 후기를 썼더라면 더 생생 했을텐데. 후회가 좀 남습니다. 이래서 기록이 중요한 것 같아요. 내 기억은 믿을 수 없으니까요.

조금이나마 남은 기억은 끄집어내어 스위스 여행후기를 기록해 보겠습니다. 대체로 제가 느낀 점을 적어볼까 합니다.




스위스만 7일을 여행해서 아쉽지 않았냐고요? 그 반대예요


유럽은 거리가 멀기 때문에 일단 가면 프랑스나 이탈리아 등 주변의 나라도 여행하고 오면 좋지 않냐고 왜 스위스만 7일이나 여행하냐고 생각할 수 있어요.

지금은 스위스만 여행하는 분들도 많은 것 같아요. 9년 전엔 거의 유럽 여행 패키지 상품에 스위스가 끼여 있었어요.

저는 그 유명한 곳을 점 찍고 유명한 관광지에서 사진 찍고 오는 여행방식이 별로였어요.

수박 겉 햝기식으로 후루룩 훑어보고 오는 여행은 저랑 맞지 않고 남는 것도 별로 없을 것 같았거든요. 그래서 스위스만 7일을 가기로 했어요.

스위스에 가족이 살고 있어서 여행을 결정하는 것도 어렵지는 않았어요. 오랜만에 가족들을 만난다는 설렘도 있었으니까요.

결론적으로 스위스만 7일을 여행한 것은 아주 잘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7일도 매우 짧았어요. 관광지 뿐만 아니라 작은 동네도 산책하며 스위스의 이곳 저곳을 느껴 보는 시간은 꿈 같은 시간이었어요.

넉넉하게 한달 정도로 시간을 들여서 천천히 여행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스위스 그린델발트의 마을에서 소를 모는 사람들




스위스 신혼여행 경유 보단 직항을 추천


해외여행을 갈 땐 무조건 직항으로 가야겠다는 것을 느꼈어요. 패키지 여행을 간다면 예기치 못한 문제가 생겼을 때 여행사에서 다 알아서 해주니까 괜찮을 겁니다. 하지만 자유여행으로 다녀와보니 아니예요.

저희는 출발할 때는 중국을 경유하여 갔고 돌아올 때는 일본을 경유하여 왔습니다.

그런데 돌아올 때 탄 비행기가 날씨의 이유로 늦게 출발하게 됐어요. 한두시간이 아니라 거의 한나절은 늦었던 것 같아요. 그래서 일본에서 원래 탔어야 했던 비행기를 놓치면서 문제가 생겼어요.

우리는 예약을 해놓았는데 우리 비행기가 없었죠. 처음 겪는 일이라 기다리다 기다리다 그냥 새로운 티켓을 사서 한국으로 돌아왔습니다.

조금 저렴하게 가보겠다고 경유하는 비행기를 탔었는데 결과적으로는 몸도 정신도 고생하고 돈까지 더 지불한 샘이죠. 그래서 남편과 다짐했어요. 무조건 직항으로 가자고 말이죠.

여행경험이 많고 영어 등 외국어에 능통한 분 들이라면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 있었을 거예요. 하지만 저희는 그 반대라 최대한 이런 문제가 발생하지 않게끔 계획을 세우는 게 났다고 판단했어요.




스위스 신혼여행에서 먹은 것


여행을 하며 먹는 것은 다 맛있는 법이죠. 저희는 비행기에서 먹은 기내식 부터 와~하며 맛있게 먹었습니다. 스위스에서 먹은 것은 거의 빵, 샐러드, 스파게티, 피자, 맥주 이 정도 였어요.

레스토랑에서는 스파게티나 피자를 먹었는데 스위스에 왔으니 퐁듀를 먹어보자고 했죠. 그래서 주문했습니다.

빵과 감자를 녹인 치즈에 찍어 먹었어요. 모짜렐라 치즈 맛에 길들여있던 입맛이라 스위스 치즈가 굉장히 느끼했어요. 치즈 특유의 쿰쿰한 냄새와 느끼함. 저희 입맛에는 안 맞아서 조금 먹다가 남겼어요.


스위스 그린델발트에서 먹은 퐁듀


맛있는 빵은 많이 먹었어요. 마트에는 갖가지 빵들이 많았고 호텔 조식에서도 다양한 빵을 맛보았습니다. 신선한 샐러드와 요거트도 꼭 아침마다 먹었어요. 점심, 저녁때는 맥주를 마셨어요.

스위스음식이 지겨워지면 한번씩 한국에서 사간 컵라면과 햇반을 먹었어요. 매콤한 국물을 마실 때 속이 풀리는 느낌이었어요. 남편과 라면을 왜 이것만 가져왔을까 하며 아주 맛있게 먹었어요.

지금 생각하면 좀 더 다양한 음식을 먹어볼 껄 싶어요. 한국에는 팔지 않는 식재료도 많았거든요. 쿱이나 미그로는 스위스의 마트예요. 여기에는 다양한 식재료들을 팔았어요. 저는 예뻐서 사진만 많이 찍어놨네요. 허허. 여건이 된다면 다음엔 직접 요리도 해보고 싶어요.


스위스 쿱과 미그로 마트의 식자재 사진




알프스 산맥은 눈이 부실정도로 아름다웠습니다.

여행 내내 거의 맑은 날이었어요. 그래서 스위스의 자연을 만끽할 수 있었어요. 눈이 시릴 정도로 파란 하늘과 그 아래 초록색 산과 예쁜 집들이 비현실적으로 아름다웠어요.

그렇게 눈이 시릴 정도로 아름다운 동네를 걷는 것 만으로도 힐링 그 자체 였어요.

높은 산에 가면 눈이 그대로 있어서 설경을 감상할 수 있고 도시로 오면 잘 정돈되어 깔끔한 느낌이었어요. 사람들도 대체로 친절했어요.

프랑스 국경과 가까운 몽트뢰를 제외하고는 거의 영어를 사용했어요. 몽트뢰는 프랑스어를 사용하는 사람들이 많아서 약간 불편했어요.

루체른, 인터라켄 같은 관광도시보다는 몽트뢰는 확실히 그 지역의 느낌이 많이 났어요. 사람들도 덜 붐볐고요. 몽트뢰에 가면 볼수있는 프레디머큐리 동상 그 앞에서도 여러장의 사진을 찍었죠. 레만호수도 볼 만했어요. 비가 왔지만 그 나름대로 운치가 있었어요.

루체른은 리기산이 너무 아름다웠고 친절한 스위스 사람들도 많이 만났어요.

또 융프라우는 올라가진 않고 융프라우를 볼 수 있는 쉴트호른으로 갔어요. 쉴트호른도 너무 좋았어요.

스위스는 주요 이동 수단이 기차라서 시스템이 잘 갖춰져 있었어요.

산악기차도 안전하고 빠르게 산을 올라가서 불편하지 않았어요. 어딘가든 정확하게 시간 맞춰서 오는 기차 덕분에 편하게 이동 했어요.

스위스패스 꼭 구입해서 가야하고 기차 시간과 역을 확인 하기위해 SBB앱을 깔아서 활용했어요. 그래서 순탄하게 계획대로 스위스 여행을 할 수 있었어요.





오래전 스위스로 이주한 가족들을 만났어요. 어릴 땐 잘 느끼지 못했던 감정을 어른이되고 결혼을 해서 느끼게 되었죠.

모두 건강하게 그곳에서 자리 잡고 열심히 살아가는 모습을 보니 대단하다는 생각이 저절로 들었어요.

가족을 이끌고 먼 나라까지 와서 자리 잡으면서 어떤 어려움과 각오가 있었을까 생각만으로도 존경 스럽고 쉽지 않았을 결정 이었을 것 같아요.

어렸을 때 보고 한동안 만나지 못한 동생들도 오랜만에 만나서 행복한 시간을 보냈어요. 결혼하고 신혼여행 온 저와 남편을 반겨주며 맛있는 한식을 한상 차려준 가족들. 지금 생각해도 뭉클하고 감사한 마음 뿐입니다.

덕분에 스위스로 여행도 갈 생각을 했고 많은 것을 도움 받고 왔어요.





9년이 지나고 보니 그때 스위스에 가길 잘 했다는 생각이 들어요.

일단 멀잖아요. 아이낳고 키우다 보니 해외여행을 가도 먼 곳으로는 엄두가 안나더라구요. 비행기에서 열 몇시간을 가만히 앉아만 있어야 하는 건 어른들도 힘드니까요.

그래서 더욱 먼 곳으로는 가기 힘든 것 같아요. 아이들이 초등학교 고학년이나 중학생 쯤 되면 도전해볼 수 있을까 싶어요.

또 유럽의 나라 중 스위스가 잘 정돈되고 깨끗하고 치안도 좋다고 생각해요. 사람들도 친절한 편이고 영어를 잘 못해도 자유여행하기에 불편하지 않았어요. 관광객이 많아서 그런가봐요.

무엇보다 아시아에서는 느낄 수 없는 유럽감성이 좋았어요.

오래전에 지은 건물이 더 가치있고 마트의 간판도 아주 작게 있어요. 휘황찬란하지 않은 도시의 모습이 좋았어요. 밤에도 반짝이는 한국에서는 느낄 수 없는 도시의 모습. 여유있는 동네의 골목. 모두 좋았습니다.

다시 유럽으로 간다면 스위스는 꼭 가볼 생각입니다.